핵심 요약(TL;DR) — 홍콩H지수(HSCEI) 기초 ELS는 2021년 고점(약 12,000pt)에서 2022~2023년 5,000pt대까지 떨어지며 대규모 녹인이 발생했다. 2024년 만기 도래 규모는 약 15.4조원이었고, 손실 확정 규모는 약 5.8조원(평균 손실률 약 50% 안팎)이다. 은행권 5개사(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는 금감원 분쟁조정기준안(2024년 3월)에 따라 평균 30~65%대 자율배상을 진행 중이며, KB국민은행은 단일 은행 기준 가장 많은 배상 부담(약 1조원 안팎)을 떠안았다.
Key Facts — 홍콩H지수 ELS 사태
- 총 판매잔액(2023년 말 기준): 약 19.3조원 (5대 은행 + 증권사)
- 2024년 상반기 만기 규모: 약 10.2조원 / 연간 만기 약 15.4조원
- 2024년 손실 확정 규모(상반기 기준): 약 2.8조원, 연간 약 5.8조원
- 최저 H지수 기준일 가격대비 2024년 만기 H지수: 약 −45 ~ −55%
- 분쟁조정 기준일: 2024년 3월 11일 금감원 발표 (기본배상 20~30% + 가중·차감)
- 가장 많은 배상 부담 은행: KB국민은행 (판매잔액 약 7.8조원)
홍콩 ELS 사태 — 무슨 일이 벌어졌나
2024년 1월부터 홍콩H지수(HSCEI, Hang Seng China Enterprises Index)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만기가 본격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5대 시중은행 기준 판매잔액은 약 19.3조원, 이 중 1월 만기가 8천억원 규모로 시작해 1분기 3.9조원, 2분기 9.2조원 등 상반기에 만기가 집중되는 구조였다. 기초자산인 H지수는 2021년 2월 약 12,200pt의 고점에서 2022년 10월 4,919pt 저점까지 약 60% 하락했고, ELS 가입 시점(2021~2022년 초)과 만기 시점(2024년 상반기)의 가격차가 너무 커서 대규모 녹인(Knock-In, 원금손실구간)이 현실화됐다.
ELS 상품은 손해가 나면 항상 판매처(주로 은행)에 대해 불완전 판매(고객이 상품을 충분히 이해·동의하지 않은 채 판매됨) 논란이 제기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이유는 주식연계증권(ELS: Equity Linked Security)이 채권·주가지수옵션·스왑 등 여러 파생상품을 조합해 증권화한 복잡한 상품이고, 일반 투자자가 그 구조를 온전히 이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ELS란? (Equity Linked Security)
ELS는 주가(또는 주가지수)에 연계된 증권이다. 일반 주식은 상승분과 하락분을 투자자가 모두 감당하지만, ELS는 이익이 일정 수준으로 제한되는 대신 어느 구간 안에서의 가격 흐름만 유지되면 약정된 수익을 지급한다. 구조적으로는 “안전자산(채권 등) + 파생상품(옵션 등)”의 적절한 조합으로 설계된다. 홍콩 ELS는 이 “주가지수”가 홍콩H지수(HSCEI)로 구성된 상품, 즉 홍콩지수 기반 ELS다.
이런 상품은 본래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설계·판매하던 상품인데, 2010년대 중반 이후 은행 창구에서 수수료 수익을 위해 대량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커졌다. 금융을 잘 모르는 고령 투자자들이 “은행에서 파는 상품이고 수익률이 정기예금보다 높다”는 설명만 듣고 안전한 상품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ELS는 상품 분류상 “중수익·중위험” 상품이며, 결코 예금이나 채권형 상품이 아니다.
ELS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원금 손실 가능성 존재 (Knock-In 구간 진입 시; 정상 시장에서는 확률이 낮음)
- 주가가 상승하든 하락하든 약정 구간 안에 있으면 약정 수익 발생
- 조건 충족 시 보통 6개월마다 조기상환 기회
- 만기는 통상 3년, 기초자산 1~3개의 종합 조건(워스트오프 방식)
Knock-In이란?
ELS의 녹인(Knock-In)은 ELS 투자에서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가격 임계점을 의미한다.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시점 대비 일정 비율(예: 50%, 55%, 65% 등) 이하로 한 번이라도 떨어지면 녹인 조건에 진입한다. 녹인에 진입했더라도 만기 시점에 기초자산이 회복되면 손실 없이 상환받을 수도 있지만, 만기까지 회복되지 않으면 하락률만큼 원금 손실이 확정된다.
예를 들어, ELS 상품을 설계할 때 투자금의 대부분(70~90%)을 안정 자산(국공채·예금 등)에 넣어 이자를 확보하고, 나머지(10~30%)를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에 투자한다. 이때 기초자산이 6개월 후 진입 시점보다 5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조기상환되는 조건 등이 붙는다.
한편 노녹인(No Knock-In) ELS 상품도 존재한다. 이는 만기 전 녹인 조건이 없는 상품으로,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하면 약정 수익을 받고, 만기 시 만기 조건을 충족하면 만기 수익을 받는 구조다. 그러나 “노녹인”이 “원금보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 만기 시 기초자산이 마지막 조기상환 기준가보다 낮으면 그 하락률만큼 손실이 발생한다.
ELS는 수익이 있으면 반드시 그 이면에 손실 가능성이 있고, 금융상품에서 “무위험 수익”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은행 예금조차 은행 파산 시 예금자보호한도 5천만원 초과분은 손실 가능성이 있다 — 확률이 매우 낮을 뿐, 그래서 “저위험·저수익”으로 분류된다.) 노녹인도 표면적으로는 안전해 보이지만 비용·수수료 등 숨겨진 부담이 적지 않다. 따라서 ELS 투자 시에는 기초자산의 흐름을 직접 이해·예측하고, 본인의 책임으로 가입해야 녹인 손실과 같은 사태를 줄일 수 있다.
기초자산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ELS 투자의 핵심이다. 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따라 ELS 수익률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홍콩 ELS처럼 기초자산의 과도한 폭락은 사실상 누구도 사전에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2024년 결과 — 손실 규모와 배상
이 글이 처음 작성된 2024년 1월 이후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업데이트한다. 금융감독원이 2024년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이 판매한 홍콩H지수 ELS의 1~4월 누적 손실 확정액은 약 2조원, 상반기 누적 약 2.8조원, 연간 약 5.8조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손실률은 약 50% 안팎이었다.
2024년 3월 11일 금융감독원은 ELS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했다. 핵심 골자는 다음과 같다.
- 기본배상비율 20~30% (판매사 책임)
- 판매사 가산 요인(불완전판매 정황·내부통제 부실 등): +10~30%p
- 투자자 가산·차감 요인(고령자·금융취약자 가산, 투자경험·자산규모 차감)
- 최종 배상비율은 사례별 0~100%로 폭넓게 분포
이 기준안에 따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 자율배상에 착수했고, 평균 배상비율은 사례에 따라 30~65%대를 형성했다. KB국민은행은 판매잔액 약 7.8조원으로 단일 은행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자율배상 총액이 약 1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5사의 2024년 1분기 실적에는 ELS 배상 충당금이 대거 반영되어, KB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감소했다.
자주 묻는 질문
“세상에 손해 없는 금융 상품은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