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2가지 극단적인 이견

핵심 요약(TL;DR) —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OECD 회원국 중 일본(55%) 다음 두 번째이며, 최대주주 할증 20%까지 적용되면 실효세율은 약 60%까지 올라간다. 2024년 7월 한국 정부는 최고세율을 50% → 40%로 낮추고 자녀공제를 5,000만원 → 5억원으로 확대하는 개편안을 발표했으나, 2024년 12월 국회에서 부결됐다. 영국은 2024년 7월 총선에서 노동당이 압승하며 보수당의 상속세 폐지 공약이 무산됐고, 오히려 농업·사업 자산 면제가 일부 축소됐다. 상속세는 부의 재분배 효과(노르웨이 19년 추적 연구 등)와 기업 경영 연속성·자본 유출 사이에서 첨예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Key Facts — 주요국 상속세 최고세율 (2024~2025년 기준)

  • 일본 55% (OECD 1위)
  • 한국 50% (최대주주 할증 20% 시 실효 60%)
  • 프랑스 45%
  • 미국 40% (연방, 면세한도 약 1,361만달러/2024년)
  • 영국 40% (기본 면세한도 £325,000)
  • 독일 7~50% (관계와 금액에 따라 차등)
  • 호주·캐나다·뉴질랜드·스웨덴·노르웨이·싱가포르 — 직계 상속세 없음 (양도소득세 등 다른 형태로 과세)
  • OECD 평균 약 15%

상속세 관련 최신 동향

영국 — 보수당 폐지 공약 → 노동당 집권 후 무산

2023~2024년 초 영국 보수당(Conservative Party)은 일반 선거에서 표심을 얻기 위해 상속세(IHT, Inheritance Tax) 폐지를 적극 검토했다. 영국의 현재 상속세는 상속 재산이 £325,000을 초과할 때 40%의 세율이 적용되며, 배우자·직계 후손에게 주거주택을 상속할 때 추가 면세 혜택(Residence Nil-Rate Band, 최대 £175,000)이 있고, 사망 7년 이전의 증여는 비과세된다.

하지만 2024년 7월 4일 총선에서 노동당(Labour)이 14년 만에 정권을 탈환하며 상속세 폐지는 무산됐다. 오히려 노동당 정부는 2024년 10월 가을 예산안(Autumn Budget)에서 다음과 같은 상속세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 농업자산 상속공제(APR)·사업자산 상속공제(BPR)의 100% 면제 한도를 £100만으로 제한 (2026년 4월 시행)
  • £100만 초과분에 대해서는 50% 면제만 적용 → 실효세율 20%
  • 연금(pension pot)도 2027년 4월부터 상속세 과세 대상에 포함

이 조치들은 농가·중소기업 가족경영자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고, 2024년 말 농민들의 트랙터 시위가 런던 도심에서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 — 넥슨 사례와 2024년 개편안 부결

한국 사례의 대표 케이스는 넥슨 창업자 故 김정주 회장이다. 2022년 김정주 회장 별세 후 유족은 NXC 지분 약 29.3%(85.2만주)를 상속세로 물납했다. 이 지분의 평가액은 약 4조 7,000억원 규모로, 가족이 부담한 총 상속세는 약 6조원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물납받은 NXC 지분을 두 차례 공매에 부쳤으나 모두 유찰됐고, 결국 대한민국 정부(기획재정부)가 NXC의 2대 주주가 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됐다. NXC는 비상장사이고, 핵심 자산이 일본 상장사 넥슨(NEXON)의 지분이라는 점에서 매각이 어렵다는 평가다.

이를 비롯한 여러 기업 승계 사례를 배경으로 2024년 7월 25일 정부는 25년 만의 상속세 개편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최고세율 50% → 40%로 인하 (과표 30억원 초과 구간)
  • 자녀공제 5,000만원 → 5억원으로 10배 확대
  • 최대주주 보유주식 20% 할증평가 폐지
  • 과표 구간 단순화 (5단계 → 4단계)

그러나 이 개편안은 2024년 12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야당(더불어민주당)이 “부자감세”라며 강하게 반대했고, 같은 시기 진행 중이던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정국 속에 표결이 부결됐다. 정부는 2025년에 자녀공제 확대 등 일부 항목만 별도로 재추진하고 있으나, 최고세율 인하·할증 폐지는 사실상 무기한 보류 상태다.

한국 상속세율은 OECD 회원국 중 일본(55%)에 이어 2위이며, 최대주주 할증평가(중소기업 제외 20%)까지 적용되면 명목 최고세율이 60%에 달한다. 이는 넥슨·삼성·LG·한미약품 등 굵직한 기업 승계 시 경영권 불안정성과 국가자산 해외이전 우려의 근거가 되고 있다.

해외 상속세 현황 — OECD 비교

  1. 고세율 국가: 일본 55%, 한국 50%(실효 60%), 프랑스 45%, 미국·영국 40%. 일본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지만 미국은 면세한도가 매우 커서(2024년 부부 합산 약 2,722만달러) 실제 부담은 한·일보다 훨씬 낮다.
  2. 상속세 없는 국가: 호주·캐나다·뉴질랜드·스웨덴·노르웨이·싱가포르·홍콩·이스라엘 등은 직계 상속세를 폐지했다. 다만 호주·캐나다는 사망 시 자본이득세(deemed disposal) 형태로 일부 과세하며, 단순히 “세금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3. OECD 평균: 상속세·증여세가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0.5% 수준이다. 세수 기여도가 낮음에도 정치적·사회적 논쟁의 핵심이 되는 이유는 “부의 세대 이전”이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최근 추세를 보면 스웨덴(2004)·노르웨이(2014)·오스트리아(2008)·체코(2014) 등은 상속세를 폐지했고, 반대로 미국·영국·한국은 강화 방향(과세 대상 확대, 면세 축소)을 추진하고 있다. 동일한 OECD 국가군 안에서도 정반대 방향의 흐름이 공존하는 셈이다.

극단적인 2개의 가상 대화

민수: 영희야 안녕. 잘 지냈지? 너 상속세 때문에 고민이라던데? 즐거운 고민 아니야?

영희: 고민보다는 너무 억울한데? 상속세를 내면 크지도 않은 2대째 운영하는 중소기업의 경영 자체가 어려워지고, 사업을 포기해야 할 것 같아. 솔직히 난 상속세는 사실상 이중 과세라고 생각하거든. 부모님이 이미 소득세나 기타 세금을 납부한 재산에 다시 세금을 부과하는 건 불합리하다고 생각해. 또한 상속세가 있는 나라와 없는 나라의 지니계수를 비교해보면, 상속세가 부의 재분배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점도 드러나.

“지니계수(Gini coefficient)는 소득이나 부의 분포 불평등을 측정하는 지표로, 0(완전 평등)부터 1(완전 불평등)까지의 값으로 표현된다. 낮을수록 평등, 높을수록 불평등.”

민수: 요즘 영국에서도 상속세 폐지 논의가 활발했지만 결국 노동당이 집권하면서 오히려 강화됐어. 나는 상속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상속으로 인해 부가 세대를 거쳐 불평등하게 누적되는 걸 막을 수 있거든. 부유한 가정의 자녀들이 아무 노력 없이 부를 물려받는다면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될 거야. 상속세는 사회적 평등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이고, 상속세 수입은 공공 서비스·복지 프로그램에 재투자되어 사회 전체의 이익으로 활용될 수 있어.

영희: 그렇지만 상속세는 부자들이 자본을 해외로 옮기게 만들 수 있어. 이는 국가 경제에도 해가 되고, 결국 고용과 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실제로 스웨덴이 2004년 상속세를 폐지한 이유도 부유한 기업가들(이케아 창업자 잉바르 캄프라드 등)의 해외 이주가 누적되면서 정치적 합의가 만들어졌기 때문이야.

민수: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상속세는 공정한 사회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야. 부를 물려받는 것이 단순한 운이나 기회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복지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야 해.

영희: 물론 사회적 책임은 중요해. 하지만 상속세는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어. 우리나라의 상속세는 최대주주 할증까지 적용되면 실효 60%까지 갈 수 있어. 이건 한 세대에 걸쳐 가족이 일군 가업을 사실상 둘로 쪼개는 수준이야. 그리고 상속세로 인한 재정적 부담은 중산층 가정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민수: 나는 오히려 상속세가 사회적 형평성을 높이고 부의 공정한 분배를 도모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더 공정하고 균형 잡힌 발전을 위해선 상속세 같은 조치가 필요해.

영희: 네 말도 일리 있어. 하지만 상속세의 실질적 효과와 부작용을 함께 봐야 해. 노르웨이의 19년 추적연구(Black et al., 2022)에 따르면 상속·증여가 전체 소득분포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작고, 상속세가 극단적 부의 불평등 완화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있어. 상속세가 없는 호주·캐나다·스웨덴이 한국·일본보다 빈부격차가 크지도 않고. 폐지하자는 게 아니라 세율을 적정 구간으로 조정해서 10년 단위로 추적조사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국내 부의 재분배와 해외자산 도피 같은 거시적 영향을 함께 측정해 봐야 해.

민수: 하지만 난 그래도 단순한 부의 대물림은 “사회적 정의”의 차원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워.

상속세에 대한 가상의 대화

참고: 상속세와 부의 분배 관련 학술 연구

  1. Batchelder & Khitatrakun (2008), “Dead or Alive: An Investigation of the Incidence of Estate and Inheritance Taxes” — 상속·증여세의 실제 부담이 상속자와 기증자 중 누구에게 가는지, 분배 효과를 분석.
  2. Cremer, Pestieau, Rochet (2003), “Capital income taxation when inherited wealth is not observable” — Atkinson-Stiglitz 모형 확장, 관찰 불가능한 상속 자본에 대한 최적 세제 탐구.
  3. Menchik (1980), “Primogeniture, Equal Sharing, and the U.S. Distribution of Wealth” — 자녀 간 균등분배가 일반적이며, 이것이 부의 분포에 미치는 영향 분석.
  4. Jestl (2021), “Inheritance tax regimes: a comparison” — 유럽 주요국과 미국의 상속세 체계 비교, 부의 분포·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
  5. Anderwald & Niemann (2022), “Is the Inheritance and Gift Tax a Reasonable Alternative for the Net Wealth Tax?” — 순자산세와 상속·증여세의 법적·경제적 비교.
  6. Lafaye (2008), “An ethics of inheritance” — 상속세 개혁의 윤리적 측면.
  7. Black, Devereux, Landaud, Salvanes (2022), “The (Un)Importance of Inheritance” — 노르웨이 19년 행정데이터로 상속·증여가 소득분포와 부의 불평등에 미치는 실증적 영향 분석. 상속세가 극단적 부의 불평등 완화에 미치는 영향이 작을 수 있음을 시사.

특히 Black et al. (2022) 노르웨이 연구의 핵심 결과는 다음과 같다.

  • 상속과 증여는 개인의 총 수입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부분만 차지한다.
  • 상속과 증여가 중요한 수입원이 되는 것은 매우 부유한 부모를 가진 사람들에 한정된다.
  • 상속·증여가 전혀 없다고 가정한 시뮬레이션 분포와 실제 분포는 크게 다르지 않다.
  • 따라서 상속세가 사회 전체의 극단적 부 불평등을 완화하는 데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자주 묻는 질문

일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이지만, 최대주주가 보유한 비상장 또는 일부 상장 주식에는 평가액에 20%를 가산하는 할증평가가 적용됩니다. 이 경우 명목 세부담률이 약 60%(50% × 1.2)로 올라갑니다. 중소기업은 할증평가 적용에서 일부 예외가 있습니다. 정부는 2024년 7월 이 할증평가 폐지를 추진했으나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2024년 7월 25일 정부가 (1) 최고세율 50% → 40%, (2) 자녀공제 5,000만원 → 5억원, (3)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 (4) 과표 4단계 단순화를 골자로 한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2024년 12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고, 2025년에는 자녀공제 확대 등 일부 항목만 재추진되고 있습니다.

아니요. 2024년 7월 총선에서 노동당이 집권하면서 보수당의 상속세 폐지 공약은 무산됐고, 오히려 노동당 정부는 2024년 10월 가을 예산안에서 농업·사업 자산 상속공제(APR/BPR)의 100% 면제 한도를 £100만으로 제한하고, 2027년부터는 연금도 상속세 과세 대상에 포함시키는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국가별 사정이 다르지만 공통적인 이유는 (1) 세수 기여도가 낮은 반면 행정비용이 크고, (2) 부유층의 해외 이주를 유발하며, (3) 부의 재분배 효과가 실증적으로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누적됐기 때문입니다. 스웨덴(2004), 노르웨이(2014), 오스트리아(2008), 호주(1979) 등이 대표적이며, 상속세 폐지 후에도 자본이득세나 부동산세 등 다른 형태로 부의 이전을 일부 과세합니다.

2022년 故 김정주 회장 별세 후 유족은 약 6조원의 상속세 중 일부를 NXC 지분 29.3%(약 85.2만주, 평가액 4조 7,000억원)로 물납했습니다. 정부는 이 지분의 공매를 두 차례 시도했으나 모두 유찰됐고, 결국 대한민국 정부(기재부)가 NXC의 2대 주주가 되었습니다. NXC가 비상장사이고 핵심 자산이 일본 상장사 넥슨의 지분이라는 점에서 매각이 매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학술 연구 결과는 엇갈립니다. Black et al. (2022) 노르웨이 19년 추적연구는 상속·증여가 전체 소득분포에 미치는 영향이 작으며 상속세의 불평등 완화 효과가 제한적임을 보였습니다. 반면 상속세가 부의 세대 간 이전을 일부 둔화시키고 공공서비스 재원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사회적 의미가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결론은 “효과는 있지만 결정적이지 않다”에 가깝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상속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다. 어느 것이 절대적으로 옳고 그르다 보다는, 노인 인구가 급증하는 현 상황에서 거시경제 전체를 보는 과학적·논리적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